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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학 연구

[ 2025 ] 고지도와 고문헌으로 읽는 남해 역사 이야기

작성자남해문화원

등록일25.12.26

조회수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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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도와 고문헌 그리고 남해, 공간과 기록으로 만나는 남해 역사 이야기

 - 저자의 말 -

남해(南海)는 한반도의 남쪽 끝에서 예로부터 해상 교통과 군사 방비의 요충지 역할을 담당해 온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남해의 역사와 생활상은 단순한 연 대기적 서술이나 행정 기록만으로는 온전히 드러나지 않습니다. 조선 후기부 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제작된 다양한 고지도와 고문헌 그리고 다양한 자료를 함께 살펴볼 때 비로소 남해의 역사적 위상과 변천 과정이 더욱 생생하게 재 구성됩니다. 남해 관련 고지도는 크게 두 범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광여도, 여지도, 조선지도, 지승, 해동지도」 등 전국 지리서에 수록된 남해현 지도이며, 다른 하나는 「평산진지도, 미조항진지도, 적량진도, 창선도목장지 도」처럼 특정 진영이나 목장을 상세히 담은 지도입니다. 전자는 국가적 차원 에서 남해의 행정·군사적 위치를 명확히 나타내며, 후자는 남해 지역의 군사 거점, 해양 생업, 목장 운영 등 지역 사회의 구체적 모습을 생생히 전달합니 다. 이를 통해 남해가 단순한 해안 지역이 아니라 국가 방비와 해양 경제의 핵심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읍지도(邑誌圖)는 남해의 사회·경제·문화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입니다. 1786년 『남해현읍지』는 정조대 군현 체제를 반영하며 군 사·생업·인물·풍속을 상세히 기록하고, 1899년의 『남해군읍지』는 지방제도의 변화 속에서 남해가 현(縣)에서 군(郡)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헌들은 행정적 위상뿐 아니라 남해 지역민의 생활 양상과 지역사의 흐름을 생생하게 드러내 줍니다.

 

고지도와 고문헌을 함께 읽어보면, 남해의 역사는 군사, 경제, 행정, 문화 등 여러 층위에서 입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지도는 공간 속에 새겨진 남해의 위상 과 구조를 보여주며, 문헌은 그 안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과 제도를 조명합 니다. 나아가 이러한 자료는 지역사 연구를 넘어 우리 역사 속에서 남해가 차 지해 온 비중을 재평가하고, 해양을 매개로 한 동아시아 교류의 흐름까지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남해는 임진왜란(壬辰倭亂) 당시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노량해전(露梁 海戰)이 치열하게 전개된 곳으로, 고지도 속 군영 배치와 수군 진영 기록은 전 란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단서가 됩니다. 창선도(昌善島)의 목장(牧 場) 지도는 말(馬) 사육과 국가 경제의 연관성을 보여주며, 읍지(邑誌)에 기록 된 특산물과 민속은 남해 고유의 생활 문화를 생동감 있게 전해줍니다. 이처 럼 남해의 고지도와 고문헌은 전쟁과 방비, 생업과 문화, 행정과 생활사를 아 우르는 종합 자료로서 연구 가치가 매우 큽니다.

 

남해는 또한 일연선사(一然禪師)의 발자취, 삼별초(三別抄) 항쟁의 격전지였던 남해 대장군지, 관음포에 서린 호국의 서사 등 중세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품 고 있습니다. 지족해협의 죽방렴은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어 온 지혜를 보여주고, 금산은 신앙·경관·역사성이 겹겹이 쌓인 다층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 니다. 현대에 들어 파독 광부·간호사들의 헌신과 김두관 군수의 선도적 비전으 로 조성된 독일마을, 가천 다랭이마을의 공동체적 삶의 의미까지 더해지며 남 해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내면을 비추는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해는 각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신념과 투쟁, 삶의 결이 층층이 쌓여 이루어진 ‘거대한 인간학적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료들을 면밀히 읽어내는 일은 한 지역의 역사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사의 지 평을 넓히며 동아시아 해양사 속에서 남해의 위상을 새롭게 조명하는 뜻깊은 시도라 생각합니다. 본서는 규장각 소장 자료와 남해읍지를 비롯한 여러 고문 헌을 바탕으로 남해의 역사를 새롭게 읽고, 그 속에 깃든 이야기들을 독자 여 러분께 정성껏 전해드리고자 했습니다. 이 책이 남해의 뿌리 깊은 역사와 다 층의 시간을 함께 음미하는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5年 乙巳年 十二月

望雲山下 西邊里 書齋, 海朝 崔 成 基

 

* 상세내용은 남해문화원 사무국으로(055-864-6969) 문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