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문화와 역사

Home
문화와 역사
남해 향우사

재경남해군향우회

김용태 - 향우 글과 고향에서 온 글

상세내용

우리는 누구인가?

 

 

 

맨손으로, 혈혈단신 천릿길 남해의 보금자리를 뒤로한 채, 고향이라는 향수를 항상 그리워 할 것을 알면서도 10대 후반 정든 고향 남해를 떠났습니다.

 

그것도 40여 년 전 이팔청춘에 낯선 객지에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쉼 없이 뛰고 달렸습니다. 고생도 해보고 굶주림도 있었지만 고춧가루 서 말지고 바다길 30리가는 심정으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자식들 다 키우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그리움과 미련은 항상 마음 깊숙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잊어도 될 만큼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세월이 지나면 지난만큼 더 사무치고 생각나는 말이 고향 남해가 아닐까요?

 

미국의 알렉스 헤일리가 쓴 소설 <뿌리>에 나오는 주인공 쿤타킨테는 선조 대에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흑인노예로 끌려온 지 200여년이 지났지만 온갖 학대와 모진 고통을 참아가며, 단지 자기의 고향을 찾겠다는 일념하나로 일생을 바치는 내용입니다. 저는 고향을 떠올리면 항상 이 쿤타킨테를 생각하곤 한답니다.

 

만약 내가 저 이국만리에 있었다면 나도 저렇게 애타게 고향을 찾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저는 행운아입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살고 있고, 내 주위에는 항상 만나고, 보고 싶은 고향 선배님 후배님들이 있기에.....

 

부모 형제만큼이나 자주 떠올리는 말, 그래서 고향을 못 잊어 결국은 고향 분들을 찾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항상 손 내밀며 가까이 계시는 고향사람, 그래서 선배님이 좋고, 그래서 후배님이 더욱 살갑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싸움도 마다않고, 때로는 욕을 하면서도 더 정이 오가는 사람이 고향 선후배님이 아닐까요? 보면 볼수록 더 좋고, 만나면 만날수록 더 반가워지는 사람이 또 고향사람 아닐까요.

 

매월 함께 등산을 즐기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경조사에 참석하면서도 그것도 부족해서 시간이 나면 선배/후배를 찾아 안주 없는 술이지만 지나간 이야기를 수십 번 반복하면서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기는 행복이 결국은 고향 생각, 고향 사랑이 아닐까요.

 

내 뿌리는 단지 나를 낳아준 보모님만이 아니고 나를 태어나게 해 준 곳도 내 뿌리입니다.

 

이 뿌리의 근간에는 부모님과 미운 정, 고운 정을 나눈 고향사람이 있었고, 함께 살아온 선후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과도 통하고, 내가 태어난 곳과도 서로 통하는 고향 선후배님이 좋습니다.

 

귀소본능(歸巢本能)이라 했습니다. 연어도 제비도 자기 고향을 찾아 수만리를 헤엄쳐 가거나 날아갑니다.

 

고향을 찾아 가다가 모진 풍랑을 만나 생을 마감하기도 하고, 길을 잃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향을 찾아 하염없이 헤엄치고 날아갑니다. 우리 고향 사람들이 늘 가까이 있기에 연어처럼, 제비처럼 떠돌지 않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고, 그래서 덜 힘들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갑니다.

 

조금 있다고 뽐내지 말고, 조금 높다고 우쭐대지 말고, 서로 살갑게 정을 나눠 가지면서 선후배님 찾고, 보듬어 주고, 보살필 줄 아는 고향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 돈과 직위입니다. 그렇지만 고향과 고향사람은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곁에 있고, 항상 옆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어울리고 좀 더 배려해 주는 우리 선배님 후배님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누구인가?"의 해답은 남해가 고향인 동문입니다.

우리 남해의 선배님, 후배님이 바로 "고향"입니다. 고향을 존경합니다. 고향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고향을 엄청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