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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정 - 라이프스토리

내용
정길정 - 영어교육에 평생 바친
출처
망메새

상세내용

영어교육에 평생 바친

정길정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 영어!

 

학창시절이나 사회에 나와서나 평생 우리를 괴롭히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미국을 좋아하느냐 여부와 상관없이, 또 직업과 상관없이 현대인이라면 영어(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밖에 없다.

 

통역기와 번역기가 발달하고, 인터넷 시대라 해서 영어 공부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급속한 세계화와 문화 다양성이 존중받는 가운데서도 영어(공부)의 필요성은 오히려 늘어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미국에서 살아있는 사람 중 최고 부자인 빌 게이치(Bill Gates)가 10여년 전에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밝힌 적이 있다. 어떤 정보를 습득하거나 알아내는데 드는 비용, 즉 정보처리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1977년과 20년 뒤인 1997년을 비교했을 때, 정보처리 비용이 1백 만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다시 20년이 지나 2017년에 가면 정보처리 비용이 1997년 비용이 1백만 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그는 내놓았다. 말하자면, 1977년부터 50년 동안 정보처리 비용이 1백만 제곱분의 1, 즉 1조분의 1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1977년에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 1조원이 들었다면 2017년에는 1원이면 된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바로 인터넷 덕분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전 세계에 셀 수 없이 많은 인터넷 홈페이지와 콘텐츠가 있지만, 그 모든 콘텐츠 중에서 영어로 돼 있는 것이 무려 97%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니 영어를 피해 갈 방법이 없는 셈이다. 여기 영어와 영어 교육에 평생을 바친 동문이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부총장을 지낸 정길정 명예교수가 바로 주인공이다. 정 동문은 청주교대에서 교수로 일하기 전에는 서울 경동고등학교를 비롯한 5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교육부에서도 잠시 근무했다. 43년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영어와 영어 교수법 등을 가르친 것이다.

 

보름달빛이 포근하고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덕월리(남면)에서 태어난 정길정 교수는 대구에 있는 국립 경북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영어교육으로 석사학위를, 숭실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으로 언어학(linguistics)을 공부하기도 했다.

 

정 동문이 가입한 관련단체를 보면, 한국영어영문학회, 한국영어교육학회, 한국응용언어학회, 한국영어교과교육학회 등이 있다. 그 중에서 한국영어교과교육학회는 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교원대학교에서는 교수부장, 제2대 학장, 외국어교육연구소 소장 등을 지내는 등 영어교육과 영어교사 양성에 평생을 바친 셈이다.

 

정 동문은 학교에서만 영어와 영어교수법을 가르친 것이다. 그가 쓴 책을 보자.

「영어전공일반」(예지각 : 1992), 「언어심리학」(한국문화사 : 1994), 「외국어 읽기지도의 이론과 실제」(한국문화사 : 1996), 「초등영어교과서」(재능교육 : 1998), 「영어독해교육」(경진문화사 : 2000), 「중학영어교과서」(동화사 : 2001), 「영어 문법대로 해라」(장원교육 : 2003)등이 있다.

 

영어와 영어교육(방법)에 관한 논문만 20편이 넘는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정부로부터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이쯤 되면 영어교육(방법)에 관한 한 '달인'이란 칭호를 붙여도 되지 않을까 싶다.

 

영어를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즈음은 영어로 된 신문, 뉴스채널, 원어민의 녹음자료, 영어 원어민과의 직접 체험이 쉽고 가능하기에, 이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는 자신만의 전략(strategy)을 구사해야합니다."

 

남중 5회 동기동창 중에서 '라이프 스토리(life story)' 소개 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 하자, 전화기 너머로 겸손하고 인자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출세한 사람 많을 텐데, 뭐 나 같은 사람 이야기를...."

 

전화기 너머로 나눈 짧은 대화를 통에서도 정 동문은 겸손하고, 인자하지만 정의로운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전자우편(이메일) 아이디(ID)는 'justicechung'이다. 우리나라에 와서 정의론을 강희했던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하바드대 교수가 정 동문을 만나 정의에 관해 영어로 대화하면 울고 갈지 모른다.

 

정 동문은 전자우편(이메일) ID만 '정의로운' 것이 아니다. 생활신조가 '강덕정행(剛德正行)'이란다.

 

"덕을 굳세게 하고 행실을 바르게 하자"는 뜻이다.

 

중학교에서 교장까지 지낸 부인과 사이에 2남 2녀를 둔 정 동문의 가훈은 '사랑'이고 취미는 독서와 운동이란다. 정 동문의 집에 가보지 않아도 집안 분위기를 알 것 같다.

 

고향과 남해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관심이 크지요, 고향 생가를 자주 방문합니다. 남해 출신 교수모임인 '보물섬 남해포럼'(회원 100명이상)을 통해서 매년 8월에 남해에서 남해 발전을 위한 세미나 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남해 바래길' 아이디어도 이 포럼에서 제안한 것입니다."

 

정 동문은 남해중학교 5회, 남해농고 8회 동창모임인 '58회'에서 3개월에 한 번씩 모임을 갖는데, 매년 4월말에 남해를 방문하여 2박 3일 여정으로 다녀온다고 한다.

 

"늦었지만 차제에 모교발전을 위해서 디딤돌이라도 놓는 조그마한 일을 다 같이 해 보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인자하고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