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역사
2010년대
읍성의 문창에 시혼 걸기
상세내용
《읍성의 문창에 시혼 걸기》
위기의 창에 어른거리는 것들 감충효
《남해안 시대》가 창간 된지 2주년이 되었군요. 그 동안 지역 언론문화의 창달과 정론직필, 지역발전의 여론 수렴과 보도에 힘써온 김미숙 대표의 왕성한 활동에 경의를 표하며 <남해안 시대>의 눈부신 발전에 또한 축하를 보내드립니다.
2년 전 창간 때 창간 축사를 쓴 것이 인연이 되어 이 신문에 글을 올린지도 2년이 흘렸습니다. 신문의 한 분야를 책임진 이상 어떤 일이 있어도 매주 1 편씩의 칼럼이나 수필을 올려 어느 듯 그 편수가 110편을 넘었군요. 이에 한권의 책으로 묶어 창간 2주년에 즈음하여 선을 보입니다. 너무 방대한 양이어서 주제가 비슷한 글은 제쳐두고 그 절반만 실었습니다.
그 때 그 때 일어나는 크고 작은 세상사 흐름의 방향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몫임과 동시에 후세를 선도하는 큰 물줄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역사에 선대가 잘못 그어준 물줄기로 인해 고통에 신음하며 그 물줄기의 폭포 앞 막다른 급류를 헤쳐 나오느라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랐는지요. 제가 칼럼이나 다른 시문을 《남해안 시대》에 올리면서도 항상 염두에 두고 주시했던 것은 바로 이 물줄기에 대한 흐름의 방향이었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개인과 단체를 불문하고 각자 이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려고 별의 별 구호가 나부끼는 걸 보았습니다. 모호하기 짝이 없는 구호들이 난립하는가 하면 기름통을 짊어지고 불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위험천만 일들도 자행되었습니다. 본인들이야 그 쪽으로 경도되어 어떤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를 때가 많았고 세상을 많이 살아본 어른들이 그러지 마라고 말리고 말려도 듣지 않고 내 달리다가 마침내 자멸의 길을 택한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세상 곳곳의 위아래에서 터져 일어나는 부정행각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고, 올바른 삶의 근본이나 보편타당한 일반상식을 벗어난 극단적인 사람들이 고래고래 고함을 치며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언젠가 부터 우리의 동방예의지국 선비정신은 다 어디로 가고 목전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영혼의 사멸 현상이 도처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본인들이야 어떤 좋지 못한 목적달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또는 선동에 의해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이런 일들을 저지르고 있겠지만 침묵하는 다수는 이들 후안무치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열기와 광기 어린 눈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영혼 사멸현상이 점차로 창궐하다 보니 그들이 품어내는 악취가 너무 진동하여 이 세상을 음습하는 바람에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살기가 불편해졌다는 사실입니다. 6차선 대로를 불법 점거하는 바람에 출퇴근 버스에서 속절없이 갇혀있기가 일쑤고 미래를 위해 아껴 모아 저축한 돈이 특정 저축기관의 부정행각으로 송두리째 날아가 서민들이 은행 문 앞에서 울부짖는다거나 신성한 국민의 대변기관인 국회가 폭력으로 난장판이 되는 바람에 전 세계 사람들의 조소거리가 된다거나 공권력을 무시하고 지구대나 파출소에 난입하여 난동을 부리는 수준으로 전락된 우리들의 자화상은 차마 들추어내기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을 덮어 두고 간다는 것은 서두에서 말 한 잘 못 그어가는 물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따라가다가 나중엔 돌이킬 수 없는 자멸의 낭떠러지에 떨어지거나 백척간두에서 크나큰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올바른 정신이 살아있는 사회라면 다수의 복리를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구성원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세상을 어둠속으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는 좋지 않은 사례들은 더 창궐하기 전에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함에도 지금의 우리 현실은 그러한 장치가 많이 느슨해지고 심한 경우에는 아예 작동되지도 않는 경우가 많아 선량한 다수를 불안케 합니다. 결국 국리민복을 해치는 이러한 좋지 않은 사례들에 대해 국민 개개인은 나름대로 피부로 느끼게 되고 그 우려를 사멸시킬 대안을 찾게 됩니다.
제가 <남해안 시대>에 올린 110여 편의 글들을 한데 모아 대별해 보니 8개 분야였습니다. 물론 지난 몇 년간에 일어난 일들이 해를 넘김에 따라 사안에 따라서는 현 시점에서 그 내용이나 방향이 축소 또는 전환되었거나 확대 된 경우도 있고 이미 개선된 경우도 있을 것이나 그대로 싣는 이유는 어떤 분야든 그 태동이나 과정, 결과의 산물을 없었던 것으로는 할 수 없는 역사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매주 한 편 이상의 글을 생산하는 빡빡한 일정에서 문법이나 철자, 서술상의 매끄럽지 못한 부분 등은 책을 내는 과정에서 약간의 손질을 했음을 일러드립니다.
그리고 그 8개 분야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붙였습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운 생각들을 1부로 하여 <게 발 샘이>로 이 시대를 위기로 몰아가는 각종 사태들을 2부로 하여 <위기의 창>으로. 고난의 역사와 가난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른 우리의 조국에 대한 호국충정을 3부로 하여 <탄피 한 개>로, 혼탁한 이 시대에 우리가 차분한 마음으로 성찰해 볼 내용들을 4부로 하여 <갓 끈과 더러운 발>로. 좀 더 대범한 사고로 국민을 이끌어 가야할 절체절명의 정치권의 현주소를 5부로 하여 <좀스런 세상을 건너 뛸 수는 없을까?>로, 대한민국 어디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유배문학의 메카인 우리 고향의 유배문학의 소개를 6부로 하여 <유배의 고도에서 시혼을 부르다>로, 삶의 질 향상과 각자의 자아성찰을 묶어 7부로 하여 <고봉준령에 인생 걸기>로, 문학의 궁극적인 목표도 인간다운 삶의 향유이기에 이 시대 난무하는 것들을 문학 작품을 통해 순화해 보려는 의도를 8부로 하여 <문창에 기대어>로 대별해서 엮어 보았습니다.
글의 말미에는 그 글이 발표된 연월일을 넣었습니다. 칼럼이나 수필 또는 문단 주변의 이야기가 가지는 시사성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고 현재는 미래를 엮어갈 자산입니다. 그 거울이 설령 일그러진 굴절의 거울이었거나 반듯한 정반사의 거울이었는가는 독자들이 판단할 몫일 것이고 미래를 엮어갈 자산이 제대로 갖추어진 것인가에 대한 판정도 역시 독자들의 몫입니다.
조지 오웰의 말대로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에선 진실을 알리는 게 혁명입니다.
거짓이 창궐할 때 가장 심금을 울리는 조지 오웰의 말입나다. 저의 칼럼이나 수필 또는 문단 주변에 대한 이야기에 아낌없는 강호제현들의 고견주심을 겸허히 기다립니다. 아울러 창간 2주년을 맞은 《남해안 시대》의 무궁무진한 발전과 우리 시대 참신한 언론의 대표주자로 우뚝 서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새해를 맞으며
저자 드림
저자 약력:
진주교육대학 졸업/인천교육대학교 졸업/경희대학교 대학원 전문상담 과정 수료 1급 전문상담사 자격 취득/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졸업 및 중등학교 교사 자격 취득/한국문인협회회원/남해문학회회원/양주 시립도서관 사람책(Human Book) 강사(2017)/이원수·정한모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1979)/《시조생활》지 신인문학상에 당선(1991)/한·몽 문화교류협회회원/세계전통시인협회(Tpwaw)한국본부자문위원/녹조근정훈장서훈(2008)/중앙문단의 문인 40여명을 안내한 남해 시엔 드림의 1박 2일 세미나에서 ‘남해유배문학 현장 답사 및 남해를 배경으로 한 현대시 감상’자료를 제작하여 발표(2008)/《남해시대》에 3년간, 《남해신문》에 6개월간 주로 유배문학을 주제로 매주 칼럼과 시조 연재/시조집《크리스털의 노래》/《남녘 바람 불거든》/칼럼시문집《읍성의 문창에 시혼 걸기》/《텅 비어서 부끄럼 없구나》출간/태극권·우슈 국내·국제교류대회 출전 금메달 획득/보물섬 남해포럼 자문위원/재경남해군향우회 자문위원 및 향우회지 《남해가 그리운 사람들》 편집위원장/재경남해중·제일고총동문회고문이사 및 동문라이프스토리 《망메새》 편집주간/제16회 김만중문학상 유배문학특별상 수상(2025)